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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산혜연선사 발원문 중.

by Yeon Ha Cheon 2025. 3. 2.

시방삼세 부처님과 팔만사천 금법보와
보살성문 스님네께 지성귀의 하옵나니
자비하신 원력으로 굽어 살펴 주옵소서 

저희들이 참된 성품 등지옵고 무명속에 뛰어들어
나고 죽는 물결 따라 빛과 소리 물이 들고
심술궂고 욕심내어 온갖 번뇌 쌓았으며
보고 듣고 맛 봄으로 한량없는 죄를 지어
잘못된 길 갈팡질팡 생사고해 헤매면서
나와 남을 집착하고 그른 길만 찾아다녀
여러 생에 지은 업장 크고 작은 많은 허물
삼보 전에 원력 빌어 일심참회 하옵나니

바라옵건데
부처님이 이끄시고 보살님네 살피옵서
고통바다 헤어나서 열반언덕 가사이다
이 세상의 명과 복은 길이 길이 창성하고
오는 세상 불법지혜 무럭 무럭 자라나서
날 적마다 좋은 국토 밝은 스승 만나오며
바른 심신 굳게 세고 아이로서 출가하여 귀와 눈이 총명하고
말과 뜻이 진실하며 세상일에 물 안들고
청정 범행 닦고 닦아 서리같이 엄한 계율
털 끝인들 범하리까 점잖은 거동으로
모든 생명 사랑하여 이 내 목숨 버리어도 지성으로 보호하리

삼재팔난 만나잖고 불법 인연 구족하며
반야지혜 드러나고 보살마음 견고하여
제불정법 잘 배워서 대승진리 깨달은 뒤
육바라밀 행을 닦아 아승지겁 뛰어 넘고
곳곳마다 설법으로 천겹만겹 의심 끊고
마군중을 항복받고 삼보를 뵙사올제

시방제불 섬기는 일 잠깐인들 쉬오리까
온갖 법문 다 배워서 모두 통달 하옵거든
복과 지혜 함께 늘어 무량중생 제도하며
여섯가지 신통 얻고 무생법인 이룬 뒤에
관음보살 대자비로 시방법계 다니면서
보현보살 행원으로 많은 중생 건지올 제

여러 갈래 몸을 나퉈 미묘법문 연설하고
지옥아귀 나쁜 곳에 광명놓고 신통보여
내 모양을 보는 이나 내 이름을 듣는 이는
보리마음 모두 내어 윤회고를 벗어나되
화탕지옥 끓는 물은 감로수로 변해지고
검수도산 날센 칼날 연꽃으로 화하여서
고통받던 저 중생들 극락세계 왕생하며
나는 새와 기는 짐승 원수 맺고 빚진 이들
갖은 고통 벗어나서 좋은 복락 누려지다

모진 질병 돌 적에는 약풀되어 치료하고
흉년드는 세상에는 쌀이 되어 구제하되
여러 중생 이익한 일 한 가진들 빼오리까
천겹 만겹 내려오던 원수거나 친한 이나
이 세상 권속들도 누구 누구 할 것 없이
얽히었던 애정끊고 삼계고해 뛰어나서
시방세계 중생들이 모두 성불 하사이다

허공 끝이 있사온 들 이내 소원 다 하리까
유정들도 무정들도 일체종지 이루어지이다 

위의 밑줄 부분인  …. 날 적마다 좋은 국토

몇번 방문한 네팔의 가난한 사람들,
특히 야위고 헐벗은 아이들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어떻든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내가 노력하면 저 정도는 아니잖는가.!

<
꽃향기 두엄냄새 서로 섞인들>
히말라야 쿰부(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있는 지역)로 가는 길목인
남체바자르 같은 곳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서쪽에 위치한 포카라는 관광특구 같은 도시로 이루어져 있고
상술이 번창한 곳이며,
수많은 트래커와 전문산악인들이 많이 찾는 곳.
기품 있는 어느 산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오래도록 고된 훈련을 이겨낸
산악인들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던 곳.
나 역시 이삼 십대에는 그랬었다.

주변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오로지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던 곳.
그러나 단 한번도 나는 8,200 미터 이상을 오르지 못하였다.
시바의 저주였을까?
부처님의 가피가 그때마다 미치지 못하였을까!

이후 등정은 포기하고 지금 같은 트래커가 되어 여행자가 되어 멀리서 그 산들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네팔 사람들이 더 좋게만 느껴진다.

가난하지만 순정이 반짝이는 사람들,
손과 발은 연장처럼 억세지만
마음은 여리고 순한 사람들이 이룬 마을과 주막집을 거치고 싶었다.

그곳에 깊이 빠져들수록 안타까움만 커져간다.

그들과 함께 옥수수를 먹을 때마다 목이 메었다.


날 적마다 좋은 국토! 라는 이산혜연선사 발원문의 글귀가 다시금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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